[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 스탑오버

밤 11시쯤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했다.
케이프타운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좌석의 반 정도가 비었는데 여기서 승객들이 많이 타서 대부분의 좌석이 찬 상태로 출발했다.

기내식은 상당히 알차게 나왔다.
메인부터 후식까지 푸짐했다.

7시간 반을 날아서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했다.
여기서 홍콩행 비행기 탑승까지 16시간쯤 남은 상태였는데 고맙게도 항공사측에서 1일 관광 비자(트랜짓 비자)와 숙소를 제공해주었다!

공항에서 환전을 했다. 20달러가 434비르로 바뀌었다.
50원쯤 하는 1비르 동전이 기념주화처럼 생겼다. 이걸 기념품으로 나눠줘도 될 것 같았다.

공항 로비에서 호텔 픽업 차량을 기다렸다.
공항은 저층이었고 길었다. 둘러볼만한 곳도 별로 없었고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부스도 거의 없었다.
한참 기다렸다가 픽업차량이 와서 탑승.

에티오피아의 수도는 어떤 곳일까 궁금했는데 호텔로 이동하며 창밖을 본 순간 "헉!"했다. 저게 뭐야? -_-;;;
케냐에 방문 후 바로 에티오피아로 왔다면 그러려니 했을 수도 있지만 아프리카 남부를 여행하며 '아프리카스럽지 않은 아프리카'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이런 풍경을 접하니 당황스러웠다.

호텔에 도착. 아쉽게도 외관을 찍은 사진이 없다. 외관은 허름했다.
위 입간판의 별표 세 개 옆에 스티커가 붙어있었는데 햇빛에 비춰보니 별 하나를 스티커로 가려놓은 것이었다. 별 네 개 호텔이었다가 세 개로 강등된 것일까? ㅡ.ㅡ;

항공사를 통해 호텔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공짜로 제공 받았다. 기분은 좋았지만 음식이 '호텔'스럽지 않아서 실망. ㅠㅠ 음료도 1인당 하나씩만 제공된다고 해서(생수나 커피를 시켜도 차감됨) 일행과 호텔 스텝간에 언쟁이 있기도 했다.
게다가 계란후라이는 유료! 3달러!! ㅡ_ㅡ;;

다행히 방은 깔끔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했다.

창밖으로 본 주변 풍경. 딱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수도임에도 지방 도시 느낌이 났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눈이 너무 높아져 버렸어. ㅠㅠ

현지 여행사에게 1인당 20달러씩 내고 1일 투어를 부탁했다.
첫번째 도착한 곳은 교회. 그런데 관광객에겐 입장료로 100비르(5천원쯤)를 요구해서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신자들이 입장할 때 성호를 3번 정도씩 긋고 입구에 입을 맞추고 입장을 했다. 무슬림들이 절하는 것처럼 절을 하고 입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교회를 나와 국립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국립'인데도 우리나라의 시립도서관 정도의 규모여서 놀랐다.
여지껏 봤던 국립박물관 중 가장 작고 낡은 것 같다.

입장료는 10비르. 아까 교회 입장료의 10분의 1이군. -.-;
입장할 때 짐 검사를 했다.

규모니 시설은 작아도 이곳은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인 'Lucy'가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발굴 당시 발굴단이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를 듣고 있었다고 해서 Lucy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것의 Lucy의 화석.
직립보행의 증거가 되는 최초의 화석이라고 한다.

Lucy가 위치한 곳은 지하 1층이었다. 이쪽엔 주로 발굴한 뼛조각이나 화석 등이 전시되어있었다. Lucy라는 상징적인 전시물이 있는 층이어서 그런지 이곳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위로 올라가던 중에 내려다 보고 찍은 사진.

2층이었나 3층에는 회화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줄만 쳐져 있고 별다른 관리가 되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이 밖에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들.
지하층에 비해 관리 상태나 전시 내용이 중구난방인 느낌.

박물관을 나와서 그 옆의 별관처럼 생긴 다른 전시관으로 가봤다. 이 안에서는 찍은 사진이 없다. 아마 볼게 없었거나 사진 촬영이 금지됐었던 것 같다.

이곳은 박물관 옆의 화단.
이 외엔 딱히 눈길을 끄는 곳이 없었다.

다음으로 대학교 같은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학교이지 관광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부에 별다른 볼거리가 없었고 비까지 내려서 바로 차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토모카('TOMOCA')라는 커피숍에 들렀다.
에티오피아에 왔으니 커피 한 잔 마시고 기념품으로 커피도 사야지.
나는 가장 작은 포장이었던 100g짜리 커피를 샀다. 28비르. 한 1400원 정도.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해서 맛봤다. 현지의 유명한 커피를 단돈 12비르(600원)에!
사진으로는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은 컵에 나왔다.
아, 이곳의 커피 메뉴 중에 아이스 커피는 없었다.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차를 타고 시장을 둘러봤다. 하지만 너무나 붐비고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차에 탄 상태로 분위기만 보고 돌아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낙후된 모습에 괜히 미안해져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서 공항으로 이동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서 홍콩을 거쳐 인천으로 가야했다.
홍콩까지는 10시간 15분 소요 예정. 허허. -_-

기내 편의용품으로 안대와 수면양말이 제공되었다.
서비스 좋네~ ^^

기내에서 먹은 두 번의 식사.

한 달 간의 아프리카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 없이 '기회될 때 멀리 가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다.
여행 전 알고 있던, 생각했던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극히 일부였다.
그런 것들이 좋은 자극이 되기도 했고 위안이 되기도 했으며
고생했던 것들, 무서웠던 것들, 힘들었던 것들 모두 좋은 추억이 되었다.
여행은 항상 옳다.

아프리카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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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4-18 / 조회수 : 2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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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2016-05-19 ~ 201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