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잘 안 읽는 편이지만
밀리의 서재의 순위에 오른 책들 중에서 표지가 눈에 띄고 후기에 '술술 읽힌다'는 평이 많은 책 두 권을 읽게 됐다.
우연히도 두 권 모두 단편 모음집이었다.
칵테일, 러브, 좀비
공포스러운 에피소드도 있었고
몽환적인 에피소드도 있었고
책 제목의 '칵테일, 러브, 좀비'는 좀비가 나오긴 하지만 좀비물 같지는 않았고 그냥 일상 단편 드라마 같은 내용이었다.
이 소설 보다는 마지막에 실린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라는 타임슬립물이 재밌었고 완성도면에서도 나은 것 같았다.
(단편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는 것 같다.)
하지만 책 제목으로 쓰기엔 '칵테일, 러브, 좀비'가 더 눈에 띌 것 같긴 하다.
전반적으로 리뷰대로 술술 잘 읽혔다.
소재들은 흥미로웠으나 이야기가 소재를 확 끌어올리지는 못한 것 같다.
소설책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넷플릭스 단편 드라마들을 본 것 같았다.
대도시의 사랑법
몇 년 전에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은데
얼마 전에 다시 순위에 올라있길래 호기심에 읽어봤다.
아마 최근에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던 작가여서 그런지 이야기에 흡입력이 있었다.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데도 전개가 빠르게 느껴졌고
분명히 여러 문장으로 되어있는데 한 문장으로 쓰여있는 것처럼 후루룩 읽혔다.
마치 술자리나 모임에서 썰 잘푸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엄청난 클라이막스가 있거나 끝맺음이 분명한 건 아니었지만 첫번째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읽었다.
특이한 건 주인공 화자가 게이였다는 것이었다.
게이가 주인공인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았지만 뭐 그럴 수 있지.
두번째 에피소드를 읽었다.
주인공이 또 게이였다. 첫번째 에피소드랑 같은 인물 것 같은데 거기에 나왔던 여자친구 '재희'는 나오지 않고
이번엔 게이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였다.
좀 낯설었지만 그래도 이번엔 이야기가 더욱 진지해져서 이 편도 괜찮았다.
세번째 에피소드를 펼쳐봤다.
또 게이가 나왔다.
아 뭐야 -_- 다음 에피소드를 읽지는 않았지만 거기서도 그럴 것 같았다.
내가 호모포비아는 아니지만 계속 게이 얘기만 나오고 몸 섞은 얘기가 나와서 (적나라한 묘사는 없었지만 소설은 상상을 하면서 읽게 되잖아...)
여기서 하차했다.
찾아보니 작가가 커밍아웃은 한 적은 없다고 하고,
중앙일보에서는 이 작가를 커밍아웃했다고 소개했다가 정정보도를 낸 일도 있던 것 같다.
이번 독후감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지 모르겠네.
그냥, 최근에 소설책 두 권(정확히는 한 권 반)을 읽었다는 기록을 남기고자 썼다.
작성일 : 2024-11-27 / 조회수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