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위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평소에도 종종 윗집에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까지 하는 소리가 들리고 가끔씩 부부싸움을 하는 소리도 들려서 스트레스를 받던 차에
112신고앱이라는 것이 있길래
윗집 소음이 들리는 것을 찍어둔 영상을 첨부해서 '동영상 첨부' 신고를 하려다가 메뉴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아서 종료했더니
'신고가 완료되어 경찰이 출동했다'는 문자가 왔다. =.=
실제로 경찰이 나에게 확인전화를 한 후 집으로 찾아왔고
나는 동영상으로 찍어놓은 '애 잡는 소리'를 들려주며 내용을 설명했다.
출동한 경찰은 윗집에 확인을 해보겠다고 올라갔고 잠시 후 우리집을 다시 찾아와서 결과를 알려주었는데...
- 윗집을 찾아갔으나 응답이 없었다.
- 그 옆집을 방문해서 평소 옆집에 소음이 있었는지 물어봤지만 그 집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윗집에서 발생한 소음이 아닐 수도 있다며
다음에 또 발생하면 다시 신고해달라고 하고 돌아갔다.
괜히 경찰들을 헛걸음 하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했고
내가 봤을 땐 윗집이 분명한데 아니라고 해서 의아했다.
지난 번엔 소음이 발생했을 때 위층에 올라간 적이 있는데 그땐 복도에서도 소음이 들렸었다.
그냥 윗집이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
...
층간소음 사건 후 아침을 먹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문 오신 분들이 많았다.
나는 빈소 구석에서 NPC 모드로 멀뚱멀뚱 서있기도 했고
처가 식구들이 입관에 참석하러 자리를 비울 때는 빈소를 지키기도 했고
입구쪽에서 방명록 안내를 하기도 했다.
초반엔 시간이 잘 안가다가 오후 5시 정도를 지나면서 부터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회사에 경조사 신청을 했는데 오후가 되도록 화환이 오지 않길래 총무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회사와 연계된 상조 업체에 전화는 해보셨냐"라고 물었다.
그걸 내가 직접 신청하는 거라고? 경조사 신청할 때 장례식장 주소랑 다 알려줬는데...
당황했지만 상조 업체에 전화를 해서 야놀자 계열사 어디라고 말하고 화환 신청을 했다.
잠시 후 상조 업체에서 전화가 왔는데
"죄송하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가) 올해부터 야놀자 계열사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했다. 네????????????
당황하여 회사 총무 담당에게 내용을 전달했더니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 것 같다며 자기가 얘기해본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겨우겨우 화환을 받을 수 있었다.
이거 하나 받기가 힘드네.
지금 보니 '대표이사'도 아니고 '표이사'라고 써있네... 하하...
아 정말 이번일로 회사에 정 떨어졌다.
...
밤 10시 반쯤 자리를 정리하는 분위기가 되어
나는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와이프는 남아서 동생들과 빈소에서 자기로 했다.
피곤했지만 처가 친척분들이 나를 잘 챙겨주시고 신경써주셔서 가족으로 인정 받은 느낌이었다.
어릴 적에 우리 외가쪽도 모이면 친척들이 많이 모여서 좋았었는데... 잊고 있었던 그때의 기분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4일장이라 내일 하루 더 조문을 받고 일요일에 발인을 한다.
내일도 잘 해야지.
작성일 : 2025-01-18 / 조회수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