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호캉스 2일차, 즈엉동 야시장

푸꾸옥 2일차의 날이 밝았다.
잠을 오래 잔 것 같지는 않지만 아침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새벽 무렵에 천둥 소리 같은 것이 들린 것 같던데, 창밖을 보니 날이 흐리고 바닥이 젖어있는 걸 보면 비가 내렸었나보다.

씻고 조식을 먹으러 갔다.

조식은 뷔페식이었고 메뉴 종류가 적지 않은 편이었지만 채소류가 많아보였다.

내 취향에는 확 땡기는 메뉴가 많지 않아서 퍼온 음식이 몇 개 없다. ㅡㅠ
쌀국수는 즉석에서 조리해줬고 맛은 무난했다.
쌀국수에 곁들여 넣는 재료 중에 빵이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넣어 먹길래 따라해봤는데,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디저트류는 무난무난했다.
미니 뱅오 쇼콜라가 가장 맛있었다.

밥 먹고 올라오니 날이 화창해졌다.
날씨 요정이 하루 늦게 찾아왔나? =.=

잠깐 쉬었다가 수영복을 챙겨 입고 1층으로 내려갔다.

우선 산책로를 걸으며 해변으로 향했다.
날이 화창하니 산책로가 더욱 깔끔해보였다. 산책하고 싶게 만드는 경치였다.

하지만 바다는 여전히 어둑어둑했다. ㅠㅠ

저 멀리의 작은 섬은 어떤 곳일지 볼때마다 궁금했다.
해변에서 카약 같은 것을 빌릴 수 있었는데, 파도가 잔잔하면 그걸 타고 저 섬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수영장으로 와서 전세낸 느낌으로 수영을 했다. ~_~

방으로 돌아와서 집에서 가져온 발열 식품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쉬다가
숙소에서 매일 오후 5시에 운행하는 즈엉동 시장행 셔틀 버스를 타고 시장으로 이동했다.
비용은 무료였고 이동시간은 편도 45분 정도였다.

셔틀버스는 즈엉동 야시장 입구 부근의 광장에서 내려줬다.
휑한 곳이었지만 밤이 되니 한켠에서 공연 같은 것도 진행됐고
단체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무료 화장실도 있었는데 매우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일단 마사지를 받으려고 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저렴이 로컬 마사지샵이 보이지 않아서
즈엉동 시장을 둘러보다가 적당한 곳이 보이면 들어가기로 했다.

즈엉동 시장은 해 지기 전에는 사람이 적었고

저녁이 되니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체감상 상점 다섯 곳 중 한 곳이 땅콩을 파는 곳인 것 같았는데 (푸꾸옥이 땅콩으로 유명하다는 것 같다)
그 앞에는 직원들이 사람들에게 땅콩 샘플을 나눠주며 호객을 해서 통행이 불편할 정도였다.

안그래도 선물용으로 땅콩을 사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객을 그만 당하고 싶어서 땅콩을 샀다.
맛은 20 종류가 넘는 것 같았고 그것들을 섞어 담은 믹스도 팔길래 믹스로 샀다.
가격은 저 작은 한 통 기준으로 1500원 정도였다. 여러개를 사면 더 깎아줌.
땅콩을 사서 비닐봉지에 넣어서 들고 다니니, 그 뒤로는 호객을 당하지 않았다.

...

마사지는 시장 안에 있는 한 마사지샵에서 280,000동으로 타이 마사지 1시간을 받았다.
팁 3만동까지 해서 총 만6천원 정도 냈다.
마사지는 젋은 남자 직원에게 받았는데 등과 다리쪽을 받을 때는 고문을 받는 것 같았다.
코브라 트위스트 같은 기술을 당하면 이런 고통일 것 같았다.
중간에 너무 아프게 꺾길래 "소프틀리 플리즈"라고 말했다. ㅠㅠ

마사지를 받으면서 시원함 보다는 마사지가 끝난 부위가 "아 이제 살았다"라는 안도감이 더 컸다. =.=

아로마 마사지는 끈적거릴 것 같아서 타이 마사지를 선택한 것인데,
다음엔 아로마 마사지를 받거나 발 마사지를 받아야겠다. ㅡㅠ

마사지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분짜랑 반쎄오가 먹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분짜 하노이'를 찾아갔다.

베트남어로 "고수 빼주세요"라는 말을 검색해서
음식을 주문할 때 같이 얘기했더니 주인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벽에 붙은 스티커를 가리켰다.

아 네... 그랬군요 =.=;;;

반쎄오 + 분짜 + 캔콜라 = 120,000원. (6천원 정도)
맛은 괜찮았다. 예전에 분짜를 먹었을 때 나오는 국물(느억짬)이 내 기억에 차가웠던 것 같은데 이곳은 따뜻한 국물로 나왔다.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었다.

...

셔틀버스 복귀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야시장을 한 번 더 둘러봤다.

코코넛 커피를 먹을까 하다가
철판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많길래 하나 사먹어봤다.
가격은 3만동이었고 여러가지 맛 중에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었는데 그 중에 망고를 선택했다.

내 조카 나이대의 아이가 호객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걸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괜히 미안해서 팁으로 만동을 줬다.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젤라또처럼 찰기가 있으면서도 부드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에게도 하나 사줄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네가 좋아하는 맛으로 하나 만들어서 너도 먹으라고.
그랬다면 오바였을까?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시장에서 사온 캔콜라에 땅콩을 먹으며 2일차 여행을 마무리했다.

작성일 : 2025-06-07 / 조회수 : 12

댓글
저장
    삭제! 취소
    글 목록
      과거의 남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