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 여행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이 되었다.
출국편이 밤 11시 비행기라 숙소 체크아웃 후 그때까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문제였는데
한국 여행사들이 '짐보관 + 휴식공간 제공 + 마사지(옵션) + 공항 샌딩'으로 구성된 '출국팩'이라는 상품을 팔고 있어서 그중 저렴한 걸 신청했다. (1인당 만7천원)

나는 어제 다이빙을 하면서 잭피쉬 무리의 엄청난 광경을 본 것만으로 만족해서 당장 집에 가도 괜찮을 정도였는데
와이프는 첫날 발리카삭 투어의 실망이 너무 커서, 이날 다른 투어를 신청해서 발리카삭에 다녀왔다.
나는 혼자 빈둥거리다가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마지막으로 리조트를 한 바퀴 둘러봤다.

이쪽은 인피니티풀 스타일의 수영장.
빌라동 투숙객 전용인 것 같아서 멀리서 구경만 했다.

여기는 프라이빗 비치쪽.
이른 아침에는 바닷물이 빠진다는 것 같은데, 나는 11시 이후에만 와봐서 물 빠진 풍경은 못 봤다.

체크아웃을 하고 와이프가 투어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며 리조트의 식당에서 음료를 한 잔 주문했다.
'모카 프라페'를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듣더라. -_-
가격은 한국이랑 비슷했던 걸로 기억한다.
...
와이프랑 만나서 툭툭을 타고 중심가로 이동한 뒤
출국팩 여행상품을 파는 곳의 사무실에 짐을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필리핀에 왔으니 졸리비를 안 갈 수 없어서 졸리비에서 점심을 먹었다.
치킨 + 함박스테이크 + 스파게티 + 밥 + 음료수로 구성된 혜자로운 세트 하나와
치즈버거 + 너겟 + 음료수를 주문했다.
이렇게 해서 만2천원쯤.
맛은 고만고만했지만 스파게티는 급식 스파게티 보다 맛이 없었다. 케찹맛이 강했달까.

시간이 남아서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블로그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샵들은 죄다 협찬이거나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비싸서
길가다가 본 현지 샵이 1인당 1시간에 500페소라길래 거기서 받았다.

가격대는 대략 이랬고 저기 없는 구성도 말하면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1시간에 발과 어깨 마사지를 받았다.
시설은 음침했지만 발 마사지는 괜찮았다. 잠깐 졸기도 했다.
어깨 마사지는 자세부터 각이 안나오는 자세여서 이게 될까 싶었는데
(바로 누운 상태에서 마사지사가 내 침대 머리맡에 앉아서 어깨를 주물렀다.)
역시나 매우 실망스러웠다. 와이프도 똑같이 느꼈다고 했다.

이따가 저녁으로 먹을 걸 찾다가
랩 같은 걸 파는 곳이 있어서 포장 주문을 했다.
'출국팩' 상품의 라운지 픽업 시간이 되어
업체의 차를 타고 라운지로 이동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작은 리조트 숙소였다. 이름이 아마 '시원 리조트'였을 거다.
이곳에 출국팩 이용자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차려져 있는 것 같은데
이날은 이용자가 우리뿐이었는지 숙소 방 하나를 제공 받았다.

이곳은 수영장을 쓸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깊은 곳은 수심이 3미터 정도 되는 곳도 있어서 잠영 연습을 해볼 수도 있었다. 잘 안되더라. ㅠㅠ
그리고 야매로 만든듯한 워터 슬라이드도 있었다. 잘못 타다가 목이 꺾일 것 같아서 고개를 들고 탔다. 재밌었지만 무서움이 더 커서 한 번 씩만 타고 수영만 했다.

우리가 제공 받은 방.
공항 갈 때까지 편히 쉬고 샤워도 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

이 리조트에서 멋진 노을 구경도 했다.

숙소 직원인 것 같은 어르신이 워터 슬라이드쪽을 가리키시면서 알려주시길래 올라가보니 멋진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포장해온 음식으로 저녁을 냠냠하고
쉬다가 공항샌딩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필리핀은 출국할 때 공항세를 따로 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지 화폐로만 받음)
얼마 전부터는 비행기 티켓 가격에 포함된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
체크인을 하면서 티켓을 받아보니 'PAID'라는 도장이 찍혀있었다.
이걸 출국장쪽의 직원에게 보여주고 보안 검색대로 이동했다.

아마 보조배터리 관련 정책은 공항과 항공사마다 다를 것 같은데,
진에어의 경우 보조 배터리의 USB 단자를 저런 스티커로 막아서 기내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비행기 앞좌석의 USB 단자를 통해 충전하는 것은 가능했다.

보홀 공항은 매우 작아서 매장이나 식당이 몇 군데 없지만
그중에서 김밥과 컵라면을 파는 이곳이 장사가 제일 잘 되는 것 같았다.

우리도 하나 사먹었다. ^^
컵라면이 4천원대, 김밥이 9천원 전후였을 거다.
비쌌지만 공항 물가가 원래 비싸기도 하고, 김밥이 매우 크고 실해서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비행기 탑승.
복도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복도쪽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맨 뒷좌석이라고 해서 그곳에 앉았는데
등받이 조절이 가능해서 뒷사람 눈치 보지 않고 의자를 젖힐 수 있어서 편했다.

5시간을 날아서 인천공항에 도착.
매번 여행 때마다 스위치, 이북, 영화 등 기내에서 할 것들을 잔뜩 챙겨가는데
역시나 챙겨간 것 중 몇 개 못 써보고 돌아왔다.
장기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주차비는
1일 9천원 * 4일 * 전기차 50% 할인 = 18,000원으로 한 사람 공항버스 편도 요금 정도 나왔다. 굿굿 ^^
집에 올 땐 차가 안막혀서 1시간 밖에 안 걸렸다. 인천공항이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나?
...
보홀은 두 번째 방문이고
물놀이 외엔 할 것도 별로 없고 물가도 동남아 중에서는 비싼 편이라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다녀왔다.
그럼에도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본 잭피쉬 떼와 난파선은 장관이었고 엄청 두근두근 거렸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보홀에 또 간다면 아마도 스쿠버 다이빙 '어드밴스드' 자격을 따러 가게 되지 않을까?
작성일 : 2026-03-07 / 조회수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