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출발

3월 17일.
이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실물 티켓을 손에 넣는 것도 쉽지 않았다.

10시 50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부모님댁인 의정부에서 인천 공항까지 가기 위해 일찍 출발해야했고
리무진버스를 타러 가던 중 길 건너편에서 막 출발하려는 공항 리무진 버스를 보고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엄청 뛰어가서 겨우 버스를 잡아탈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공항에 도착해서야
부모님께서 매일 드시는 혈압약을 집에 두고 오신 것을 알게 되어
부랴부랴 공항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약국에서 약을 구할 수 있었다.

출발 전부터 엄청 진이 빠졌다. ㅠㅠ

비상금 환전도 하고
데이터 무제한 로밍도 신청하고
여행자 보험도 들었다.

겨우 5일짜리 여행이었는데도 부모님 보험료는 꽤 나왔다.
거의 1인당 5만원 가까이 나왔던 것 같다.
아부지께서 가격을 들으시고는 됐다고 그냥 가자고 하셨지만 어찌 그냥 갈 수가 있나.

타고 간 비행기는 베트남 항공.
갈 때는 베트남 호치민을 경유해서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갔다.

인천 - 호치민은 5시간 반,
호치민에서 씨엠립은 1시간이 걸렸다.

위 사진은 호치민에서 내렸을 때 찍은 것.

비행기 내부는 특별한 건 없었다.

쿠션과 담요가 제공되었다. 굿~

출발 후 안정권에 접어드니 주전부리가 제공되었다.

베트남 항공의 심볼이 연꽃 같은 모양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물컵의 하단 둘레에 꽃무늬가 넣어져 있었다.
아이디어 괜찮네.

기내식은 이렇게 나왔다.

맛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부지는 양이 적으셨던 것 같다.
남자 승무원이 지나가서 하나 더 달라고 하니 단칼에 없다고 잘라 말하고 지나갔다.
쌀쌀맞네.

창가 자리는 아부지께 양보해드리고
나는 통로쪽에 앉았다.

아부지께서 신기하신 듯이 한참동안 창밖을 바라보셨다.
진작에 태워드렸을 걸...

한참을 날아서 호치민에 도착했다.
바깥 온도가 35도라는 것 같았다. 엄청 더웠다.

음수대가 보이지 않아서 물을 하나 샀다.
요게 무려 2달러. -_-
그나마 싼 곳을 찾아서 산 게 2달러였고, 다른 곳은 2.5달러였다.

1시간쯤 기다렸다가 씨엠립행 비행기를 탔다.
베트남 - 캄보디아 노선은 베트남 항공의 독점이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으로 알아본 편도 가격도 20만원으로 정찰제스러웠다.

비행기 안에서 부모님과 내 것까지 총 세 장의 출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니
얼마 안있어 도착했다. =ㅂ=;

1시간짜리 비행기여서 별다른 기내식은 제공되지 않았던 것 같다. (찍은 사진이 없는 걸 보니)
음료 한 잔 정도 나왔던 것 같다.

씨엠립 공항 도착.
나름 국제선일텐데 매우 작았고
그래도 캄보디아 전통 건물처럼 생긴 독특한 외형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공항까지 걸어가게 되어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거슨 그 유명한 캄보디아 비자.
공항에서 비자 신청서를 작성하고 수수료 20달러를 내면 발급 받을 수 있다.

이 비자가 유명한 것이 뒷돈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인데,
접수 받는 사람이 '빨리 발급해주겠다'는 명목으로 1~2달러씩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공항 한쪽에서 한국인 가이드가 자기 일행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며 1달러씩 준비하라는 얘기를 하는 걸 봤다.
이런 관행을 만든 것에 가이드들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지 않을까?)

다행히 내가 입국할 때는 공항이 한산했기 때문에
급행 수수료 같은 걸 요구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입국 심사대에서 직원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쪄넌 쪄넌"(천원 천원) 이러는 것이 아닌가!! =ㅂ=;;;
무시하고 그냥 나왔다.

씨엠립에서 예약한 숙소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차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입국장에서 내 이름이 써진 종이를 들고 마중을 나온 사람이 있는 건
여행 다니면서 처음이었다. ㅠㅠ

...

신기하게도 씨엠립에서 본 차들은 전부 도요타 아니면 렉서스였다.
'캄보디아 사람들 가난하다던데 아닌가 보네?'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 현지 가이드에게 듣기로는
중고차를 수입해서 계속 고쳐가면서 타는 거라고 한다.
구입할 때는 일본차를 선택하고, 빌릴 때는 현대차를 빌린다고 했다. -_-;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로 15분 남짓 걸렸다.
섬 지역도 아니면서 이렇게 공항이 가까운 건 처음 봤다.

숙소는 Palm Village라는 곳이었다.
방갈로 같은 독채에 투 베드, 조식 제공까지 해서 1박에 5만원 정도였다!!
이 나라 물가 치고는 비싼 편에 속하는 것이겠지만
여지껏 여행 다녔던 곳 중에 캄보디아의 숙박비가 가장 저렴했다.

독채를 제공하고 앙코르와트와 가까운 편이어서 이곳으로 정했는데
반대로 도시 중심가와는 약간 떨어져 있었고
주변이 휑~하고 오래된 시골 느낌이었다.

...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고 나니 6시가 넘었고
벌써 어두워진 상황이었다. (위 사진은 이튿날 찍은 것)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숙소 담당자에게 '압살라 댄스(전통 무용)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하니
'거기까지 가는 뚝뚝도 불러드릴까요?'라고 해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뚝뚝은 위 사진에 나온 것처럼 오토바이를 개조한 탑승수단이다.
승차감은 당연히 안좋고(포장된 도로가 적은 편이어서 더욱 심함)
매연에도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뚝뚝을 탈 때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탔다.

일반 숙소에서 시내로 나가는 정도의 거리는 1달러였는데
내가 묵은 곳은 거리가 좀 있어서 3달러를 달라고 했다.
(아마 숙소를 통해 불렀기 때문에 커미션이 포함되어 3달러가 된 것 같다.)

아무래도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이다 보니
가로등도 별로 없었고 교차로에 신호등도 거의 없었다!
이튿날 만난 현지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씨엠립에 신호등은 3개뿐이라고 했다. -_-;;;

신호등이 없으니 차와 뚝뚝은 서로 요령껏, 눈치껏 피해 가야했는데
뚝뚝 운전자들은 교차로에서 돌기 전에 해당 방향으로 손을 뻗어 자신이 곧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신기했음.

도착한 곳은 KOULEN이라는 레스토랑.
규모가 엄청 컸고 정면의 무대에서는 전통 무용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씨엠립에 이런 식의 레스토랑이 여러곳 있는 것 같았다.

자리를 안내 받고 음료를 시켰다.
음식은 뷔페식으로 1인당 12달러였고 (이런 레스토랑은 대부분 10달러 전후)
캔콜라는 2달러,
앙코르 비어는 1병에 3달러였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라 현지 물가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인 것 같다.

어두워서 음식 사진은 찍은 게 없다.
종류는 많았으나 맛은 그냥 그랬고, 어두워서 어떤 음식인지 파악하는 것도 어려웠다.
부모님도 맛은 별로셨던 것 같다.

공연은 조촐했지만 여러 무대가 진행되었다.
무대 옆에서는 어린 애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했다.

이 무대가 압살라 댄스. (전통 무용)
이 춤의 특징은 손동작이었다.
손가락이 뒤로 많이 휘어질수록 아름다운 것이라고 한다.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이 춤을 배우는 애들은 어릴 적부터 손가락을 뒤로 꺾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

식사를 마치고 다시 뚝뚝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가운데 위치한 수영장. (마지막 날에 한 번 들어갔다. ^^)
밤에 불까지 켜놓으니 분위기 좋군~

다음 날 보니 물을 매일 가는 것 같지는 않고
약을 뿌려 소독만 하는 것 같다.

...

첫 날은 이렇게 이동하고 저녁 식사하는 것으로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 날 새벽부터 앙코르와트 구경을 가기로 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작성일 : 2014-06-29 / 조회수 : 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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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 베트남 (2014-03-17 ~ 201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