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칸더슈텍 가는 길

스위스에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는 날.
와이프난 나보다 하루 먼저 인터라켄에 도착해서 전날 융프라우요흐를 다녀왔고
이 날의 목적지는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칸더슈텍’이었다. (Kandersteg, 스위스 관솽청 사이트에는 ‘칸데르슈텍’으로 표기하고 있다.)

칸더슈텍은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 알게 된 곳인데
유튜브에서 인터라켄 근교 여행지를 찾아보니 칸더슈텍을 추천하는 영상이 많았고 경치가 엄청 멋지고 특히 ‘외시넨’ 호수가 환상적인 것 같아서 가보기로 했다. (Oeschinen, 외쉬넨)

게스트하우스에 묵었지만 조식은 포함 되어있지 않아서
아침은 전날 와이프가 쿱 마트에서 사온 요거트와 빵 그리고 한국에서 싸온 스프로 해결했다.

숙소에서 본 고양이. 귀엽고 예쁘게 생겼네~

스위스부터는 대체로 날씨가 좋았다.
노르웨이에 있다가 스위스로 넘어오니 갑자기 더워져서 낯설기도 했다.

인터라켄쪽엔 이렇게 생긴 건물이 많은 것 같다.

현재는 테슬라 유럽 생산 차량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미드나이트 체리 레드’의 실물을 처음 봤다.
이런 레드라면 나도 이걸로 선택했을 것 같다.
광빨이 잘 받아서 고급스러워 보였다. 번호판이 작은 것도 신기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기차역인 인터라켄 서역까지는 1km가 넘어서 버스를 타고 갔다.
기차 시간이 남아서 근처의 쿱에 가서 먹을 것을 좀 사기로 했다.
역 근처로 가니 ‘유럽 느낌의 건물’들이 많이 있었다.

스위스의 마트 물가.
1프랑이 1500원 정도이니
에비앙 500ml는 대략 1500원,
콜라 500ml는 2150원,
신라면 큰컵은 4300원(!),
컵 커피는 1900원~4300원 정도였다.
쿠키류는 3~4천원선이었고 빵류는 우리나라 빵집들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우리나라 마트 물가보다 1.5배 정도의 느낌이었지만
일부는 비슷하거나 싼 것도 있었다.
소득을 감안하면 체감 마트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건 컵커피 중에 가장 저렴했던 1.3프랑(1900원쯤)짜리 커피.
별 기대 안했는데 우유맛이 엄청 부드럽고 고소해서 스위스 여행 중 몇 번 더 사먹었다.
와이프가 이곳 소들은 좋은 환경에서 스트레스 없이 자라서 우유맛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

칸더슈텍까지는 직통이 없어서 슈피츠 역에서 한 번 환승을 해야했다.
환승은 번거롭지만 스위스의 다양한 기차를 이용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환승 또한 여행의 일부인 것 같다.
문제는 엄청 비싼 기차 운임인데
어딘가 왕복을 하려면 10만원은 쉽게 깨져서 여행자들은 스위스 패스 같은 기간제 요금을 이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는 한 달 전쯤 날짜별로 ‘세이버 데이 패스’를 구입해놓았고
이왕이면 시설 좋은 열차에서 쾌적하게 이동하자는 생각으로 1등석으로 구입했다.
구입 당시 가격으로 하루에 88프랑(약 14만원)씩 들었다. (2등석은 52프랑, 8만원 정도)
두 사람을 합하면 매일 교통비로만 28만원씩 나간 셈이다. ㅇ_ㅇ;;
이 돈을 뽕을 뽑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기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했다.

인터라켄은 이름처럼 호수(laken) 사이(inter)에 위치한 곳이어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든지 호수의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슈피츠역에서 환승하면서 찍은 동네 사진.
스위스답게 고개만 돌려도 엽서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아까 탔던 기차는 아마 2등석 자리에 앉았을 거다.
환승한 기차는 제대로 1등석을 찾아가서 앉았다.
2등석보다 좌석 간격도 넓고 사람도 적어서 쾌적했다. 역시 돈이 최고야...

접이식 테이블과 그 아래에 숨겨진 휴지통. 센스 좋네.

큰 창문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져서 눈이 즐거웠다.

인터라켄에서 출발한 지 1시간쯤 지나서 칸더슈텍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포스가 느껴지는 산봉우리가 보여서 이곳에서 어떤 풍경들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됐다.

산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나.
이 경치만으로도 스위스뽕이 제대로 차올랐다.

외시넨 호수를 향해 가는 길.

이리 봐도 멋지고

왔던 길을 돌아봐도 멋졌다.

스위스는 다른 건 몰라도 경치 하나만큼은 복 받은 것 같다.
선조들이 위치 선정을 정말 끝내주게 한 것 같다.

우리나라도 산이 많고 산세도 멋진데 왜 스위스쪽이 더 멋지게 느껴지는 것일까?
일단 마을이 평지에 위치해 있고 마을과 산 사이에 시야를 가리는 언덕이나 건물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산이 더욱 크고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 웅장함이 더 와닿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감탄을 이어가며 외시넨 호수로 향했다.

작성일 : 2023-11-12 / 조회수 :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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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유랑 (2023-10-03 ~ 202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