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일등석 보다 좋은 스위트석 탑승기

이 날을 기다려왔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일등석 타기!'를 위해 그동안 마일리지를 열심히 사모으고 공부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일부 항공사에는 일등석 보다 더 좋은 좌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내가 갖고 있는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는 항공사와 노선을 알아보다가 최종적으로 싱가포르항공의 '스위트'석을 예약했다.

싱가포르 - 뭄바이 구간이었고 싱가포르항공 마일리지로 58,500 마일리지를 사용했다.
(시기나 좌석 상황에 따라 차감 마일리지가 8만대인 경우도 있다.)

(출처 : 싱가포르항공 모바일 웹사이트 캡쳐)

싱가포르항공 웹사이트의 좌석들 소개 페이지를 보면 퍼스트 클래스 외에 'Suites'석이 따로 소개되어있다.

(출처 : 싱가포르항공 모바일 웹사이트 캡쳐)

스위트석은 일부 A380 노선에 있고 좌석은 총 6개, 화장실은 두 개로 엄청 쾌적하다.
각각의 좌석은 파티션으로 개인실처럼 나뉘어 있고
1열과 2열에 일행이 있거나 한 좌석이 비어있는 경우 그 사이의 파티션을 터서 더블침대처럼 만들어준다고 한다.
나는 1A석을 예약했고 내심 2A가 비어있길 바랐으나 아쉽게도 만석이어서 더블침대를 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것만 해도 어디냐. 욕심 부리지 말아야지.

이것이 내가 탈 A380. 2층 비행기가 위가 볼록하다. 벨루가 같다.

탑승구도 어퍼덱 탑승구가 따로 있었다.
스위트랑 비즈니스는 어퍼덱으로 탑승했다.

비행기에 올라 티켓을 보여주니 승무원들이 반겨주었다.
그들은 이미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 식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나를 부를 때마다 "Mr. Kim"이라고 불러주었다.

이곳이 싱가포르항공의 스위트 1A석.
와... 비행기 좌석이 아니라 개인 사무실 같네!

창문 쪽에 태블릿이 있었고 의자 정면에 모니터가 하나 있었다.

방(?)에 들어가서 의자를 향해 서서 찍은 것.

창문 맞은 편에 대형 모니터가 있었다.
의자는 펼쳐지는 것은 물론 앉은 자리에서 270도로 의자가 돌아가기도 했다.
밥을 먹거나 대형 모니터를 볼 때는 의자를 돌려서 봐야했다.

방(?)의 입구쪽 가벽에는 짐을 넣는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는 잠옷과 슬리퍼가 들어있었다.

좌석을 둘러보며 찍은 영상.

의자 좌측(창문쪽)에는 헤드폰과 조명이 들어오는 거울 그리고 어메니티가 놓여져 있었다.

헤드폰은 뱅앤올룹슨의 헤드셋이었고 노이즈캔슬링이 되는 것 같았다.

어메니티는 라리끄 제품들로, 로션은 물론 미스트와 향수까지 들어있었다!

창문의 블라인드는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었다.
이런 건 처음(아마도?) 봐서 신기했다.

이륙 후 안정권에 진입하니 견과류와 음료가 제공되었다.
샴페인과 와인을 고를 수 있다고 해서
라운지를 이용했을 때처럼 "알콜이 약하지만 마셔보고 싶은데 추천해주시겠어요?"라고 물어봐서 추천을 받고 쬐끔만 따라 달라고 했다.
이 날 총 다섯 모금 정도 마신 것 같다. =.= 브랜드는 KRUG랑 BOLLINGER였나.

본격적인 식사가 제공되기 전에 사태가 나왔다.
지푸라기 같은 것이 붙어있는 것이 낯설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매콤한 맛의 땅콩소스와 잘 어울렸다.

밥 먹을 때는 이런 각도로 의자를 돌려앉아서 먹었다.

이어서 에피타이저가 나왔다.
닭고기 국물 요리 같은 것이었다. 맛은 그냥 무난한 아는 맛이었다.

메인요리는 사전에 싱가포르항공 웹사이트에서 고를 수 있길래 '랍스타'를 신청했다.

냠냠 ㅡㅠㅡ
맛있었다. 맛이 없을 수가 없지.

후식으로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 묻길래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하니
갖고 있는 디저트 중에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것을 찾아서 서빙해주었다.

참고로 이 날, 사무장 같은 사람을 포함해 총 세 명이 나를 응대해주었다. =.=

밥을 다 먹고 나니 침대를 세팅해주겠다고 해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화장실은 총 두 개가 있었고 하나는 엄청 컸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는 작았다.

그 중에 큰 화장실로 들어가서 찍은 것.
넓다! 화장대가 있는 것도 특이했다.

반대편으로 가서 화장실 입구쪽을 보고 찍은 것.
사진 좌측 하단이 좌변기다.

칫솔은 어딨지? 하고 찾다가 서랍이 보이길래 열어보니 잔뜩 준비되어있었다. =.=

제공된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이건 쓰고 반납하는 게 아니라 선물로 제공되는 거라고 했다. (제공될 때부터 담아갈 쇼핑백에 들어있었다. =.=)

좌석으로 돌아오니 침대가 세팅되어있었다. 오오 ㅠㅠ 완죤 침대!
매트리스가 엄청 푹신하지는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고 이런 좌석이라면 20시간도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증샷용 연출 사진 ^^;
혼자 찍으려고 낑낑대고 있으니 사무장 같은 분이 와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

잠깐 잠들었던가 기억이 안나네.
비행시간이 총 5시간 40분이어서 내부 구경하고 식사 대접 받고 하다보니
잠을 잘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이후로는 랜딩 준비를 위해 다시 좌석 원위치 하고 착륙하고 끝이었다.
중간에 승무원이 와서 "사진을 많이 찍던데 유튜브 같은 것을 하는지, 찍지 못한 것은 없는지, 우리가 촬영에 더 도와줄 부분이 있는지?" 등을 물어봐줘서 고마웠다.

훌륭하고 황홀한 경험이었고
한 번 맛보고 나니 또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ㅠㅠ
마일리지 열심히 모아야겠다!

작성일 : 2024-07-14 / 조회수 :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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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2024-06-21 ~ 2024-06-30)